'땡땡이 호박'의 향연…쿠사마 야요이 개인전|아침& 라이프

JTBC 아침& / 진행 : 송민교
[앵커]
이번 주에는 또 어떤 멋진 볼거리를 소개해 주실까 궁금해집니다. 화요일의 아침& 라이프 전시해설가죠,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 화제의 전시회장으로 가볼게요. 안녕하세요.

[정우철 도슨트: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2일) 이 그림을 보니까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그만큼 유명한 그림이다라고 소개할 수 있는데요. 엄청 유명하죠?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일반에게는 호박과 땡땡이 무늬로 굉장히 유명한 작가인데 일본 작가 쿠사마 작가의 전시가 지금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세야 그룹에서 갤러리를 개관인데 첫 번째 전시로 쿠사마 야요이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쿠사마 작품전에서는 컬렉터들이 많이 모아놓은 약 40여 점을 볼 수 있는데요. 전시 규모가 크지는 않아요. 그런데 정말 쿠사마를 상징하는 작품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그녀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귀동냥으로 들었는데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게 40여 점이 몰려 있다고 하니까 흥미로운 전시회가 될 것 같은데. 이 그런데 이 쿠사마 야요이 얘기를 하자면 노익장을 과시한다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나이가 90세를 넘겼죠?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현재 올해로 약 93세가 되셨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분의 삶이 그렇게 순탄한 편은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부유했지만 또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했는데요. 또 미술계 등단한 이후에는 동양인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좀 차별을 받았고요.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았어요. 그래서 평생 동안 좀 신경불안증, 강박, 이런 불안증세가 있었다고 해요. 환영도 있었고 그런데 그걸 그냥 참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예술로 바꿔서 점이나 그물 같은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낸 거죠. 그리고 1977년에는 결국에는 정신이 조금 불안정해지면서 스스로 정신병동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그 정신병동 근처에 작업실을 얻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예술활동을 평생 동안 해 왔던 작가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1990년대가 되면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고 현재는 역대 여성 작가 중에서 가장 경매가 1위, 최고가를 달리는 스타 작가입니다.]

[앵커]
여기 사진으로도 보면 그녀의 붉은 머리만큼 열정도 정말 대단한 작가인데. 이렇게만 놓고 봤을 때는 뭔가 어린 시절 불우했을 거다라는 생각이 쉽게 되지 않는데 그걸 또 작품에 승화를 시켰다고 하니까 놀라울 따름입니다.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그래서 이분의 작품 또한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게 굉장히 큰 차이가 있거든요.예를 들면 이분의 다큐멘터리도 있어요 .전시를 보실 분들은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문가의 소개, 정우철 도슨트의 소개와 함께 한 작품씩 봐볼까요?

[정우철 도슨트: 아까도 얘기했지만 쿠사마 야요이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호박이죠. 물방울 무늬의 호박인데 화면에 보이는 노란 땡땡 호박이 지난해 12월에 서울옥션에서 약 54억 5000만 원에 판매됐습니다. 호박 사랑은 유년기 때부터 시작됐는데요. 종묘상을 운영하는 부모가 외출을 하면 주로 비닐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그때 꽃이나 호박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또 호박에 관련된 환영을 본 적도 있다고 해요.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정말 다양한 호박들이 전시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그냥 딱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사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면 다 달라요. 무늬부터 시작해서 모양, 색상 그리고 꼭지 무늬까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약간 구별하면서 관람하시면 훨씬 더 매력적일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쿠사마 작가 입장에서는 호박은 내 친구인데 친구의 초상화를 그려준 거잖아요. 뭔가 다 같은 것 같은데 느낌이 조금씩 다르고. 당연히 색상도 다르지만 꼭지 모양도 좀 다르고 그렇네요.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거의 같은 게 없어요. 그걸 찾아보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또 이번에는 조각도 있어요. 이게 이번 전시 매력인데 꽤 사이즈가 커요. 높이가 127cm 그리고 무게만 해도 150kg에 달하는 호박인데 제목이 반짝이는 호박입니다. 지난해에 제작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호박 형상을 만든 다음에 거울 타일을 붙여서 모자이크처럼. 실제로 이걸 앞에서 보면 굉장히 반짝반짝해서 예쁩니다. 저도 이 작품에서 사진을 되게 많이 찍었어요.]

[앵커]
그러니까 쿠사마 야요이의 작가의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물방울 무늬, 소위 땡땡이라고 하죠. 입체적으로 구현한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저는 늘 궁금했어요. 이 쿠사마 작가는 왜 이렇게 물방울 무늬 땡땡이를 좋아하는가.

[정우철 도슨트: 아마 그게 제일 궁금하실 것 같아요.이게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데 사실 이것 또한 자신이 경험한 환각에서 비롯된 거라고 해요. 그러니까 자신의 환각을 겉으로 표현한 건데 이 작품 앞에 보이는 작품도 좀 특이한 작품인데 이걸 가까이서 보게 되면 그 점들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어떤 땡땡이 호박을 현미경으로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앵커]
표면을 이렇게 자세하게?

[정우철 도슨트: 그리고 가까이에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게 되면 어떤 뭐랄까요. 약간 아지랑이 치는 느낌 이런 느낌도 들어서 저는 되게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앵커]
좀 입체적인 그런 촉감도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러면 정우철 도슨트는 이번 전시회에서 나는 이 작품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다 딱 하나만 꼽아주실까요?

[정우철 도슨트: 저는 사실은 조금 특이한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데 다들 호박을 꼽는데 제가 선정한 작품은 노란 호박 안에 땡땡이 무늬 드레스를 입은 작가가 들어가 있는 작품이 있어요. 저게 약간 소녀소녀하기도 하고 호박도 있고 겉 주변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모티브들이 다 들어 있어서 되게 이분 작가님이 그래도 나름대로 소녀감성이 계시구나, 지금도 있구나 해서 매력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앵커]
어쩌면 친구 안에 내가 있는 모습을 그린 거 아닌가. 초상화, 자화상을 그린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저는 잠시 해 봤는데 이렇게 정우철 도슨트께서 오늘 소개를 잘해 주셨으니까 쿠사마 야요이 전시회에 가보시면 또 여러분께서는 우리 아침& 함께하신 분들께서는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August 2, 2022